[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예수님의 평화는 세상의 안일한 평화가 아니라, 참된 평화다


“참된 평화는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선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에서 이 같이 말했다. 교황은 “십자가 없는 평화는 예수의 평화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오직 주님만이 환난 가운데 평화를 주실 수 있다고 상기시켰다. 알렉산드로 지소티 기자가 다음과 같이 교황의 강론을 정리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교황은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강론을 시작했다. 교황은 주님께서 주신 평화의 의미에 관해 잠시 멈추어 숙고했다. 교황은 제1독서인 사도행전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전도여행에서 겪었던 많은 환난들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을 부각시켰다. 교황은 “이것이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입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어 교황은 그분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가 아니라고 예수님께서 몸소 강조하신다는 점을 주목했다.

세상은 우리가 십자가를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마취된 평화를 주길 원한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상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평화는 고통 없는 평화입니다. 우리에게 인위적인 평화, ‘평온함’으로 축소시키는 평화입니다.” 이어 교황은 그 평화는 “아무 것도 부족하지 않고, 자신의 안전, 자신의 것들만 바라보게 만드는” 평화요, 탐욕스러운 부자의 평화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평온함은 “저 너머의 것”을 보지 못하고 “닫혀있게” 만든다.

“세상은 우리에게 마취된 평화의 길을 가르칩니다. 삶의 다른 현실, 곧 십자가를 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를 마취시킵니다.  이 때문에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환난 속에서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그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안정된 평화, 심리적인 평화를 찾을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고통, 어떤 사람은 병, 어떤 사람은 죽음을 겪는 (...) 환난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평화를 유지할 수 없는 겁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하나의 선물입니다. 곧 성령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이 평화는 환난을 거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고행을 실천하는, 금욕주의의 한 종류가 아닙니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전혀 다른 것입니다.”

하느님의 평화는 돈으로 살 수 없으며, 십자가 없이는 참된 평화가 아니다

교황은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하느님의 평화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선물입니다.”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올리브 동산에서   수난하시면서, 바로 그곳에서 “아버지의 뜻에 모든 것을 바치며 고통을 겪으셨지만, 하느님의 위로가 결코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복음은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그때에 천사가 하늘에서 나타나 그분을 위로했다.”

“하느님의 평화는 삶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실 속에서 진행되는 참된 평화입니다. 삶은 그런 것입니다. 고통이 있고, 병자들이 있고, 좋지 않은 일들이 많이 있고, 전쟁이 있습니다만 (…) 그러나 안으로부터 주어지는 평화는, 하나의 선물이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와 고통을 지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십자가 없는 평화는 예수님의 평화가 아닙니다. 그런 평화는 돈으로 살 수 있는 평화입니다. 우리는 그런 평화를 만들어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오래 지속되지 않고 소멸해버립니다.”

성령의 선물, 내적 평화의 은총을 청하자

어떤 사람이 화를 낼 때, 그 사람은 자신이 “평화를 잃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교황에 따르면 내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은 예수님의 평화에 내가 마음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고, 주어지는 십자가들과 고통들과 함께, 주어지는 삶을 지탱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그분의 평화를 주님께 청하는 은총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 평화의 은총, 그 내적 평화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성인은 이 은총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세상의 박해와 하느님의 위안 속에서 걸어가는 여정입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신국론』, 제18권, 51). 주님께서는 이 평화가 바로 그분께서 성령과 함께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라는 것을 잘 깨닫게 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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